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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지나다
 김진돈  | 2016·08·29 11:29 | HIT : 2,053 |
경계를 지나다
                
                  김 진 돈


1

팔목 잘린 한낮이 현관 앞에 떨어졌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무들이 쓰러지고
검은 피를 뚝뚝 흘리며 바람이 어둠을 몰고 왔다

새장의 새들을 날려주었다 한 송이 꽃을 건네며, 나는

정답 없는 천개의 질문이 박힌 벽의 경계  
벽 아래에 수없이 나뒹굴며 닫힌 입술들
검은 숲 너머에 답이 있는지 이쪽에 있는지 알 수 없는


2

빠져나가지 못한 오후는 창문 틈에 갇혀있고
질문을 자작나무에 걸어두자 사방이 흔들린다
생각이 나를 헛도는 것인가 내가 생각을 헛도는 것인가

느끼는 것과 못 느끼는 것의 틈에서 기호가 흔들린다 아니 고요해진다


3

입 안에서 빠져나오는 푸른 잎들
그대를 오독하고 있는 나는
끝없이 생각을 확장시키며 입속의 혀를 다독거린다
마음의 파동은 창문 밖으로 숲속으로 뻗어나간다

한바탕 태풍이 쓸고 간 쓰러진 나무들 사이, 산벚나무 가지에 별들이 다녀갔다
별들이 다녀간 경계와 경계의 영역 아니,
나와 또 다른 나


               -<시와경계> 2016년 여름호
  
1291   동파 누설 1  정완희 18·07·19 95
1290   풍선 2  김길나 18·07·16 94
1289   환몽  빈터 17·11·12 1009
1288   익선동 뒷고기집  빈터 17·11·12 879
1287   시선  김명철 16·12·02 2185
  경계를 지나다  김진돈 16·08·29 2053
1285   수석의 문장․ 5 1  김진돈 16·08·29 1833
1284   환상으로 달리다  김진돈 16·08·29 1924
1283   나무의 자세  김정수 16·08·22 1994
1282   감정의 모양  오영록 16·07·29 1951
1281   종이학  오영록 16·07·29 1907
1280   구인 유감  정완희 16·07·22 1900
1279   주객이 전도되어  이일림 16·07·08 1837
1278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명상  이일림 16·07·08 1886
1277   미끄러지는 무늬  김효선 16·06·22 1771
1276   학습된 무기력  김효선 16·06·22 1855
1275   윤슬  김효선 16·06·22 1716
1274   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방식  김효선 16·06·22 1735
1273   동백을 꺾다가  김효선 16·06·22 1661
1272   개 축  정완희 16·06·07 1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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