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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박일만
 서정임  | 2015·06·05 13:48 | HIT : 1,912 |
등  

박일만 
       


기대오는 온기가 넓다
인파에 쏠려 밀착돼 오는
편편한 뼈에서 피돌기가 살아난다
등도 맞대면 포옹보다 뜨겁다는
마주보며 찔러대는 삿대질보다 미쁘다는
이 어색한 풍경의 간격
치장으로 얼룩진 앞면보다야
뒷모습이 오히려 큰사람을 품고 있다
피를 잘 버무려 골고루 온기를 건네는 등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두 다리를 대신해
필사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사람과 사람의 등
비틀거리는 전철이 따뜻한 언덕을 만드는
낯설게 기대지만 의자보다 편안한
그대, 사람의 등


-박일만 시집 <사람의 무늬>


  우리는 간혹 기댈 곳이 필요하다. 너럭바위처럼 온몸 받아주는 크고 편안한 무엇인가 그립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우리는 상처를 입는다. 먼 거리의 사람보다 가까운 사이였을 때가 더 많다. 그것은 마주 보는 사람의 앞면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이다. 온갖 치장으로 얼룩진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에 비하면 등은 민낯과 같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그 가식 없는 뒷모습이 마음 큰 사람인 양 믿음이 간다. 전철 안 수많은 인파에 밀려 서로 밀착될 때가 있다. 우리는 그때마다 내 한 몸 끼어 앉을 자리가, 잠시라도 기대고 싶은 기둥이 얼마나 필요한가. 그리하여 어찌할 수 없이 만나는 등과 등이 어색하긴 하지만 어떤 포옹보다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흔들리는 전철 안에서 서로 기대며 넘어지지 않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아주 잠깐이라도 온기를 나누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어떤가? 누구라도 기대오면 흔쾌히 그의 피돌기를 살아나게 하는 사람인가? / 서정임 시인  


경기신문  아침시산책 2015년 06월 01일


박일만 서정임 시인님 고맙습니다

15·06·0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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