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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임동확 - 긴급송신(SOS)
 김정수  | 2009·09·27 22:20 | HIT : 3,341 |
긴급송신(S.O.S)
임동확



여기는 남쪽나라 무풍지대
조국이여, 우린 난바다 속에 갇혀 있음
바람을 기다림. 긴급구조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됨
식량은 열흘 간의 물과 건어물뿐임
그러나 안심하기 바람
교신은 곧 끊겠음. 다행히 수백 명 중에
건장한 사내도 여러 명 남아 있음
계속 노를 저어 항해할 계획임
누구도 후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음


여기는 다시 남쪽나라 무풍지대
조국이여, 우린 무역풍 지대에 도착함
이곳은 의외로 잔잔함
환상의 섬이 또 나타남
마스트엔 여전히 조국의 기가 펄럭임
뭔가 일어날 것 같음
갑작스런 순항의 시간들이 오히려 이상함
불길한 예감으로 모두들 잠들지 못함. 목이 쉬고
팔다리가 부어오름. 하지만 고장난 선체를 수선하고
소금 묻은 총구를 손질하며 묵묵히 견디고 있음
교신 끊겠음. 그러나 묻겠노니 조국이여
우리가 새 땅을 발견하는 즉시
그곳에 정착해도 좋은가
그곳에 뿌리내려 새 깃발을 달아도 좋은가
바다에선 바다의 시민이었음


오, 난파당한 조국이여
아직도 우리는 애국가를 부르고 있음
바다에 빼앗기지 않은 시신을 싣고
바람의 궐기를 기다리고 있음
어떤 배도 근처를 지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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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확
1959년 전남 광산에서 태어났으며 전남
대 국문학과를 졸업, 현재 광주시 운암
동 운암 APT 68동 201호에 살고 있다.


매장시편

1987년 11월 20일 찍음
1987년 11월 30일 펴냄        값 2,000원


<매장시편>은 고대 이집트 피라밋에 적힌
망자들을 위한 저승길의 안내
또는 그들이 살아온 행적을 기록한 글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매장시편>은 오히려
현재 살아 있는 이 땅의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시편들이다.


《해설 자본론 1》 이란 책갈피가 아직도 꽂혀 있다.


서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 또한 그날 이후 모두에게 형벌처럼 각인된 <살아 있음의 죄의식>이 온통 나의 시와 삶도 지배해 온 것이나 아닌가하는 때늦은 자각과 함께 결국은 그 모든 싸움과 행위가 살아 있는 모든 현재의 <나>의 문제였다는 나름대로의 판단 속에서 그동안 일기 대신 꾸준히 시로 메모한 것들의 일부를 정리하여 발표함을 밝혀 두고 싶다.
(…)
끝으로 착하고, 정직했기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과 그날의 상처로 헤매이는 사람들, 그리고 낳아 주신 죄 탓으로 지금까지도 뒷전에서 고생하시는 어머니, 아버지께 먼저 큰절을 올립니다.’


1987년 그 해 늦가을, 시를 쓰고 운동을 하던 친구는 《매장시편》을 읽으며 밤새 울었다.
나와 술을 마시며 그는 또 울었다.
그 친구만큼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내 의식이 울었다.
내 의식은 1987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이듬해 망월동을 다녀오고, 다시 이듬해 <죄>라는 아주 짧은 시 한 편을 썼다.





오늘도
나는
밥을 먹는다


이 후 나의 삶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 변명하기에도
부끄러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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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겸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이종만 - 야반도주하듯이  정 겸 09·10·04 2693
  [정한용 / 나를 울린 한 편의 시] 기형도 - 정거장에서의 충고  정한용 09·09·22 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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